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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가능성 봤다" 명품 브랜드 '직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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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품 시장서 한국 시장 중요성 커져…직진출로 수익성 제고 목적
직진출이 성공 보장하는 건 아냐…국내 패션 기업, 신 브랜드 발굴 주력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직접 진출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패션 기업과 계약을 맺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온 것을 기반으로 직접 나서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2~3년 사이 30개가 넘는 브랜드가 직진출로 선회했다.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한국 시장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 입장을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끌로에는 다음 달부터 한국 시장에 직진출한다. 우선 한국 면세 시장에서 철수하는데 재입점 시기는 미정이다. 끌로에를 보유한 리치몬트 그룹의 국내 법인인 리치몬트코리아가 운영을 맡는다. 기존 백화점에 입점한 끌로에 매장은 리치몬트코리아에서 양수해 관리한다.

끌로에는 약 8년 동안 신세계인터내셔날에게 국내 유통을 맡겼다. 신세계인터는 리치몬트그룹과의 계약 종료에 따라 온라인몰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등 국내 10개 매장 운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도 올해 초부터 국내 직접 진출을 결정하고 한국 법인 셀린느코리아를 설립했다. 셀린느가 한국 시장에 직진출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셀린느는 지난 1999년 셀린느코리아로 국내에 직진출했다가 2010년 1월부터 한섬을 통해 판매됐다. 이후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계약을 맺었다. 신세계인터가 2012년부터 셀린느를 맡아 수입·유통해왔다.

지난해 초에도 신세계인터가 수입·유통하던 메종 마르지엘라, 마르니, 질샌더, 디젤 등을 보유한 OTB 그룹이 한국 법인을 세우고 하반기부터 직접 사업을 시작했다.

앞서 몽클레르는 2020년, 지방시는 2018년 각각 신세계인터와 결별을 선언하고 자체 법인을 설립하며 독립했다.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CK캘빈클라인'도 10여년 만에 한섬과 국내 판권 계약을 종료하고 내년 가을부터 국내에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의 효자 브랜드로 꼽혔던 톰브라운도 다음 달 한국법인 톰브라운코리아를 설립해 국내에 직진출한다. 다만 삼성물산 패션은 톰브라운과 일정 수수료를 챙기는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어 협력 관계를 이어 간다. 톰브라운 코리아가 한국 내 투자·비용 지출을 맡고 삼성물산 패션은 국내 사업과 백화점 입점, 고객 관리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직진출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 직진출하기 위해서는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 고용부터 판매, 홍보·마케팅까지 직접 맡아서 해야 한다.

또한 패션 업계 특성상 트렌드가 빠르고 민감하게 바뀌다 보니 한국 소비자의 취향도 빠르게 파악해야 하고 유통 환경의 변수까지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렇다 보니 직진출한 해외 기업이 실패를 겪고 철수하거나 다시 국내 기업과 계약을 맺기도 한다.

그럼에도 직진출을 택하는 해외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한국 시장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소비 시장 규모는 168억달러(약 22조원)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인구수로 환산하면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과 미국의 1인당 지출액인 55달러, 280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샤넬, 디올, 구찌, 버버리, 생로랑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자사 엠배서더로 K팝 스타를 기용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콘텐츠에 대한 경쟁력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한편, 기업들의 직진출 결정에 따라 해외 브랜드를 독점 유통하던 국내 패션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해외 브랜드를 발굴·육성해 매출을 올려놨는데 계약이 종료되면서 포트폴리오에서도 제외돼 매출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에 패션 업계는 새로운 브랜드 발굴에 더욱 힘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은 자크뮈스,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 등 브랜드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은 편집숍 10꼬르소꼬모와 비이커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먼저 파악한 후 오프라인 단독매장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2016년 독점 계약을 체결한 프랑스 브랜드 아미와 2018년 판권 계약을 맺은 메종키츠네는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인터는 올해 연말까지 수입 패션에서 4개 이상, 화장품에서 3개 이상의 신규 수입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목표다. 이달 초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꾸레쥬를 들여왔다.

가브리엘라 허스트 대표 이미지.

한섬도 해외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를 론칭한 데 이어,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스웨덴 패션 브랜드 토템 등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한섬은 내년 하반기까지 해외 패션 브랜드 수를 2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빠투 더현대서울 팝업 스토어 전경.

LF도 편집숍 라움을 통해 희소성 있는 수입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특히 LF는 라움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프랑스 브랜드 빠투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더현대서울 1호점을 시작으로 팝업스토어 오픈 등 적극 홍보에 나섰다.

신원은 내년 상반기부터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까날리를 국내에서 독점 전개한다. 백화점 명품관과 호텔 등에 매장을 열어 규모를 키워갈 계획이다. 까날리는 신세계인터와 한섬이 수입 운영하다 2020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해외 명품 브랜드가 직진출 사례는 꾸준히 있어 왔다"면서도 "최근에는 한국 패션·명품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으면서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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