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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120도 꺾었다…늘어난 변칙태풍, 기상청이 파고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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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태풍센터 통제실. 회의 테이블 뒤로는 모니터가 각각 6개씩 설치된 2개의 태풍예보관석이 있다. 기상청
지난 25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인근 해발고도 246m에 위치한 국가태풍센터 2층 통제실. 가로 5.5m, 세로 1.2m 크기의 대형 모니터는 천리안 위성이 촬영한 한반도 주변 구름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각종 기상 정보가 빼곡히 나타난 모니터 6개 앞에는 김동진 국가태풍센터 예보관이 앉아있다. 김 예보관은 "지금은 북서태평양이 고요하지만 시기상 태풍으로 변할 열대성 저기압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태풍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국가태풍센터는 태풍을 가장 먼저 접하는 제주도에 2008년 설립됐다. 외부엔 공기를 관측하는 고층관측장비, 수직측풍장비가 있다. 이곳 통제실에선 예보관 4명이 교대로 북서태평양의 대기와 바다를 24시간 감시하고, 연구실에선 13명의 연구원이 태풍을 분석한다. 주변 바다부터 하늘 위 위성에서 측정된 정보가 모두 이곳에 모인다. 이 시설 덕분에 한국은 북서태평양 인근 14개 국가 중 3번째로 자체 태풍 예보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국내 상륙 직전엔 '태풍대응반' 가동
태풍이 우리나라에 피해를 주는 '영향 태풍'으로 판단되는 순간 국가태풍센터는 대응반을 가동한다. 태풍 예보관들은 이때부터 2교대 근무를 서면서 전국 각지의 기상청에 실시간 상황을 전달한다. 최근 3년(2019~2021년)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한 74개의 태풍 중 14개가 영향 태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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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태풍센터 전경. 기상청
기상청에 따르면 국가태풍센터 개소 이후 우리 기상청의 태풍 진로 예측 오차는 최근 10년간 약 절반으로 줄었다. 10년 전 일본·미국에 비해 오차가 컸지만, 지금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최근 태풍은 점점 변칙적으로 변하고 있다. 3일 이내 단기 경로를 예측하긴 쉬워졌지만, 태풍 발생 빈도나 중장기 경로가 변화무쌍하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9월 중국 북부를 향하던 태풍 찬투는 상하이 앞바다 부근에서 급격히 동남쪽으로 120도 꺾여 일본 쪽을 향했다. 이후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해 제주도 남쪽 바다를 지나 일본 내륙을 통과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확률이 낮았던 경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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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태풍 찬투, 루핏, 오마이스 경로. 국가태풍센터
중장기 예측 어려워진 태풍…단기예보 집중
기상청은 변칙성의 이유가 불안정한 북서 태평양 수온과 기압계라고 말한다. 열대성 저기압이 태풍으로 발달하려면 바다 온도가 높게 유지돼야 하고, 태풍 경로 예측을 쉽게 하려면 대기가 안정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엔 수온과 기압계 모두 과거 관측자료에서 벗어난 수치를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태풍센터는 태풍 중장기 예보를 지난해 중단했다. 대신 이미 발생한 태풍 경로를 예측하는 단기 예보 역량을 증대시키는 데 총력을 투입하고 있다. 선진국 기상청도 같은 이유로 중장기 예보를 하지 않고, 단기 예보에 주력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로 오는 태풍은 5일 전부터 예보되고 있다. 김동진 예보관은 "필리핀 열대해상에서 태풍 발생이 감지되는 순간부터 5일 전 예보를 시작한다. 3일 전 예보는 국내 영향을 준다고 확신하는 단계, 1~2일 전 예보는 피해지역까지 드러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함동주 국가태풍센터장은 "최근 변칙적인 태풍이 불어오는 경향이 뚜렷하다. 여름·가을철엔 태풍에 상시 대비하면서 기상청 태풍 정보시스템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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