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양육비 ‘0원’준 배드파더 감옥으로

이혼 후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드파더’가 인천지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판사 박종웅)은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2) 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양육비 일시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2022년 7월 대구가정법원 상주지원에서 감치명령 결정을 받고도 1년 이내에 전처 B 씨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지난 2012년 1월 B 씨와 이혼하면서 두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자녀 1인당 50만원씩 매월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A 씨는 이혼 후 13년 동안 양육비를 단 한 번도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5월 인천가정법원으로부터 미지급된 양육비 중 1500만 원을 매월 100만 원씩 15개월에 나눠 지급하라는 이행명령을 받고도 계속 지급하지 않아 2017년 11월 감치명령 결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재차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2019년 대구가정법원 상주지원에서 일시금 3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일시금지급명령을 받은 것에 이어 2022년 7월 또 다시 감치명령 결정을 받았다. A 씨가 B 씨에게 지급하지 않은 양육비는 지난달까지 158개월에 해당하며 총 1억5800만 원에 달한다.

박 판사는 "A씨가 2012년 1월 이혼 후 현재까지 계속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B씨는 양육비를 받기 위해 장기간 법적 분쟁을 이어오며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또 "A씨가 미지급한 양육비 액수가 상당히 크다"며 "현재도 양육비 지급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다만 "A씨가 뇌경색증 등의 진단을 받아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서 "현재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3월 인천지법은 양육비 미지급 사건 중 최초로 실형을 선고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다른 배드파더에게도 잇따라 실형을 선고했다. 지난 2021년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처벌하는 관련법 개정 후 최초의 실형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