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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에 한국인 명의 샀죠” 외국인 배달라이더 불법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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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비자로 한국에 체류 중인 베트남 출신 A씨(23)는 올해 들어 배달 라이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A씨는 “베트남 가족에게서 받는 용돈이 적어 한국 생활이 빠듯하다”며 “한국어를 잘 못 해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려워 배달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 한 건당 2000원을 벌고 있다. A씨는 “주변 유학생들도 단기 아르바이트로 배달을 많이 한다”며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A씨 같은 외국인 라이더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이른바 ‘똥콜’(음식 무게가 무겁거나 배달 거리가 먼 콜)을 맡는다. 하지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이유로 국내 일부 라이더들은 원성을 쏟아낸다.



서울 한 배달대행업체 대표 박모(32)씨는 17일 “배달업계 성수기인 여름이 되면서 주문량이 평균 30% 늘었지만 정작 날 덥고 일 힘들다는 이유로 국내 배달업 종사자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며 “외국인 라이더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라이더 상당수는 불법으로 일한다. 한국에서 배달 대행 라이더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매우 제한적인 탓이다. 법에 따라 F-2(거주), F-5(영주), F-6(결혼이민) 비자를 소지한 사람만 배달 일을 할 수 있다. 정부가 국내 일자리 보호 취지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설정해놓은 탓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라이더 대부분은 불법으로 1만~20만원을 주고 한국인 명의를 사서 배달 업무에 뛰어들고 있다. 또 다른 배달대행업체 대표 이모씨는 “외국인 라이더는 대부분 유학생이거나 일반 취업비자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이런 외국인 라이더는 특히 경기도에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국인 라이더들은 단가가 낮거나 국물 음식 등 배달 난도 높은 배달을 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당장 국내 인력이 부족하니까 업주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입을 다무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유학 비자로 한국에 온 외국인도 라이더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라이더는 외국인 라이더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다. 서울 강북구에서 배달 일을 하는 김모(33)씨는 “예전보다 배달 건수도 줄었는데 외국인 라이더에게 일을 뺏기는 상황”이라며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이런 현실을 알고도 못 본 체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동구조 변화로 인해 불가피한 라이더 등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상생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윤 명지대 산업대학원 국제교류경영전공 교수는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노동자가 메우는 건 긍정적”이라며 “배달업은 안전사고 등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업계 수요가 있는 일자리에 대해서는 비자를 추가 허용해 국가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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