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로 채웠다… 홍콩 재벌, 도피 중 명품백 26억원어치 경매

자금세탁 등의 혐의를 받는 홍콩 재벌이 도피 중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핸드백 70여개를 경매에 부쳐 화제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재벌 조셉 라우(71)는 최근 명품 핸드백 77개를 소더비 온라인 경매에 내놓았다. 20년간 수집해온 가방들로 전체 가치만 1630만 홍콩달러(약 26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대부분 에르메스 핸드백으로 채웠으며 샤넬 핸드백도 일부 포함돼 있다. 판매 기간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9일까지다.

에르메스 핸드백은 비싸고 희소성 높은 가방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송아지, 악어 가죽 등의 소재를 활용해 가방을 만든다. 가죽 재질과 사이즈에 따라 한 개당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를 호가한다. 희소가치로 인해 구하기가 어려워 재테크 수단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번 경매에선 18캐럿 백금 다이아몬드 자물쇠로 장식된 에르메스 버킨백 6개도 선보인다. 이 중 한 개의 가격은 최대 200만홍콩달러(약 3억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아시아에서 단일 소유자가 진행하는 최대 규모 핸드백 경매”라고 보도했다. 소더비 측은 “지난 20년간 핸드백 역사에서 만들어지고 형성된 한정판들을 이번 컬렉션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조셉 라우는 홍콩 부동산 투자그룹 화인치업집단의 전 회장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가 보유한 재산은 136억달러(약 16조원)로 추정된다. 홍콩 부자로는 6위에 꼽힌다. 그는 2014년 마카오에서 뇌물 수수 및 자금 세탁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마카오에 들어가지 않고 형을 피하고 있다.

그는 명품백 이외에도 그간 모아온 희귀한 소장품들을 경매에 내다 팔고 있다. 지난해에는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자신의 유명 와인 컬렉션을 팔아 6400만홍콩달러(약 101억원)를 벌어들이며 5배의 수익을 냈다. 이외에도 1억5100만홍콩달러(약 237억원) 상당의 중국 황실 도자기들을 소더비 경매로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