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서 사주 봐주고 40만원 뜯은 땡중…"기도비 받은 건데 왜?"

미용실에 찾아와 엉터리 사주를 봐주고 돈을 뜯어 간 스님 때문에 가게 사장이 분통을 터뜨렸다.

7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께 충남 아산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사장 A 씨가 겪은 일을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가게에는 손님이 없었는데 갑자기 한 스님이 들어와 나가지 않고 가게 안에 가만히 서 있었다.

A 씨는 평소처럼 '죄송하다'고 하며 정중하게 내보내려 했지만, 주변에서 '스님이 들어오시면 1만 원이라도 쥐여 주는 게 좋다'는 말을 들은 게 생각이 나 처음으로 1만 원을 건넸다.

A 씨는 돈을 받은 스님이 금방 나갈 거라 생각했지만 스님은 오히려 자리에 앉더니 대뜸 "언니야, 펜이랑 종이 좀 갖다줘 봐라. 생년월일 어떻게 되냐. 결혼은 했냐"며 사주를 보기 시작했다.

A 씨는 스님이 돈을 받았으니 사주를 봐주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별생각 없이 생일을 알려주고 남편과 아이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스님은 "남편이 돈 벌어다 주니까 남편한테 잘해야 한다" "너희 셋만 잘 살면 된다" "아이가 복덩이기 때문에 서울로 보내서 공부를 가르쳐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시시콜콜한 얘기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스님은 "내가 기도드리고 부적을 써왔다"며 A 씨 손에 덜컥 부적을 쥐여줬다. 스님은 A 씨 것과 남편, 아이의 것까지 3장을 주고는 "언니야 부적값은 줘야 한다"고 강요하며 11만 원씩 총 33만 원을 이체하라고 했다.

A 씨가 돈이 없다며 줄 수 없다고 하자, 스님은 "언니야, 줘야 하는 돈이다. 기도드리는 돈이다"라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A 씨는 엉겁결에 33만 원을 이체했는데, 스님은 누군가랑 통화하며 "입금됐습니다"란 말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스님은 "언니야, 차비는 따로 줘야 해"라며 추가로 돈을 요구했다. A 씨가 지갑을 확인하자, 스님은 지갑을 빤히 쳐다보며 "지갑에 있는 거 다 줘야 한다"면서 돈 6만 원을 탈탈 털어갔다.

A 씨가 "어디 절에 계시냐"고 묻자, 스님은 부산의 한 절에 있다며 지역번호가 적혀 있는 명함을 주고 떠났다. 스님은 그렇게 미용실에 방문한 지 단 8분 만에 39만 원을 가져갔다.

A 씨는 분한 마음에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했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이후 A 씨는 해당 절을 방문한 사람의 블로그 글을 찾아냈고 돈을 뜯어 간 스님의 휴대전화 번호를 발견했다.

해당 스님은 사건반장과의 통화에서 A 씨와의 일에 대해 "그게 뭐가 잘못됐냐. 부적을 했으면 합법적으로 받은 돈이다. 그게 안 맞으면 자기가 돈을 안 주면 되지. 내가 40만 원어치 기도했잖아. 그 사장은 10배인 400만 원어치 공덕이 있는 것"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 씨는 "내가 한순간에 당했구나, 하는 억울한 마음도 들 뿐만 아니라 죄책감에 가족한테도 하소연을 못 했다"며 "내가 왜 홀렸는지 스스로에게 후회된다. 아이한테 6만 원짜리 운동화도 못 사줬는데 40만 원이나 뺏기고 나니까 아이한테도 미안하다"고 자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