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원한다면 주사기부터 꽂으세요”…헬스장 곳곳엔 쓰고 버린 스테로이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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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크고 빠르게 키우려고
처방 없이 스테로이드 투약
SNS서 공공연히 거래돼도
현실적으로 단속에 한계
“오남용땐 당뇨병·불임 우려
불법 유통 엄격히 관리해야”
“최근 센터 화장실에 갈색 유리병 조각들이 나뒹굴고 쓰레기통에는 피 묻은 알콜솜이 많이 늘었어요.”
회사원 A씨는 최근 회사 근처 헬스장에서 눈살 찌푸리는 일을 자주 목격한다고 했다. 다른 회원들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자가 투여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약물을 사용한 회원들이 서로 ‘근육이 빨리 큰다’며 자랑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며 “이렇게 쉽게 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더 크게, 더 빠르게 근육을 키우겠다며 스테로이드 투약이라는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온라인 등을 통한 스테로이드 유통이 암암리에 늘어나면서 약물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유명 헬스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몸 키우는 법을 가르쳐 줄 헬스트레이너를 구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 사용자가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자신의 체격을 키우는 경과를 찍어 올린 게시글에는 “나도 (스테로이드를) 짧게 사용해 보고 싶다”며 구입처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근육 운동 관련 불법 약물로는 에페드린, 타목시펜, hCG 등이 있다. 이중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근육량 증가시키고 운동 기능을 향상하는 대표적인 투약 약물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다. 스테로이드는 국내법상 마약으로 분류돼 있지는 않지만, 의사 처방 없이 투약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 판매나 취득할 수 없다. 2022년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불법 구매자도 과태료 100만원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엑스(X·전 트위터),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렵지 않게 스테로이드를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매일경제 취재결과 학인됐다. 엑스와 텔레그램을 통해 접촉한 한 스테로이드 판매자는 “경구제(아나바, 디아나볼)와 주사제(예나스테론-남성호르몬주사, 이퀴포이즈-단백동화제)를 병행하는 게 가장 좋고, 주사는 매주 2ml씩, 경구제는 매일 5알씩 먹으면 된다”고 안내를 해줬다. 그는 이어 “3~4주까지는 효과가 올라오는 시기이기에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10주는 투약해야 하고, 3개월 동안 투약했을 때 근육을 포함한 몸집이 12kg는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부작용에 대해서도 문의하자 판매자는 “사람마다 (부작용이) 다르다”며 “부작용 방지를 위해 주사제와 경구제에 대한 케어제(놀바덱스 등)도 판매한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 측은 “온라인 사이트 등 모니터링을 통해 위반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고, 판매자 등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 등에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활개치는 스테로이드 유통망을 모두 단속하기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헬스트레이너가 직접 스테로이드를 유통시키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지난 1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불법 스테로이드를 제조 및 판매해 4억4000만원을 취한 헬스트레이너 두 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투약은 신체에 큰 부작용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몸을 더 보기 좋게, 강하게 만들려다가 오히려 몸을 망치게 된다는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심한 염증이 있을 때 일시적인 치료 목적으로 쓰기도 하지만, 길게 쓰거나 남용한다면 몸에 광범위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고지혈증, 당뇨병, 간 질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남성은 불임이 오거나 여성은 체모가 과도하게 많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 교수도 “불법 판매자들이 스테로이드의 케어제로 주로 판매하는 놀바덱스는 폐경 전 여성의 유방암을 치료하고, 재발을 예방해 주는 항호르몬 치료제”라며 “일반적인 약보다도 더욱 엄격하고 섬세한 관리에 의해 투약돼야 하는 전문약이기에 불법 유통을 하는 비전문가의 복용법 제시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처방 없이 스테로이드 투약
SNS서 공공연히 거래돼도
현실적으로 단속에 한계
“오남용땐 당뇨병·불임 우려
불법 유통 엄격히 관리해야”
“최근 센터 화장실에 갈색 유리병 조각들이 나뒹굴고 쓰레기통에는 피 묻은 알콜솜이 많이 늘었어요.”
회사원 A씨는 최근 회사 근처 헬스장에서 눈살 찌푸리는 일을 자주 목격한다고 했다. 다른 회원들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자가 투여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약물을 사용한 회원들이 서로 ‘근육이 빨리 큰다’며 자랑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며 “이렇게 쉽게 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더 크게, 더 빠르게 근육을 키우겠다며 스테로이드 투약이라는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온라인 등을 통한 스테로이드 유통이 암암리에 늘어나면서 약물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유명 헬스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몸 키우는 법을 가르쳐 줄 헬스트레이너를 구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 사용자가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자신의 체격을 키우는 경과를 찍어 올린 게시글에는 “나도 (스테로이드를) 짧게 사용해 보고 싶다”며 구입처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근육 운동 관련 불법 약물로는 에페드린, 타목시펜, hCG 등이 있다. 이중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근육량 증가시키고 운동 기능을 향상하는 대표적인 투약 약물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다. 스테로이드는 국내법상 마약으로 분류돼 있지는 않지만, 의사 처방 없이 투약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 판매나 취득할 수 없다. 2022년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불법 구매자도 과태료 100만원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엑스(X·전 트위터),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렵지 않게 스테로이드를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매일경제 취재결과 학인됐다. 엑스와 텔레그램을 통해 접촉한 한 스테로이드 판매자는 “경구제(아나바, 디아나볼)와 주사제(예나스테론-남성호르몬주사, 이퀴포이즈-단백동화제)를 병행하는 게 가장 좋고, 주사는 매주 2ml씩, 경구제는 매일 5알씩 먹으면 된다”고 안내를 해줬다. 그는 이어 “3~4주까지는 효과가 올라오는 시기이기에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10주는 투약해야 하고, 3개월 동안 투약했을 때 근육을 포함한 몸집이 12kg는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부작용에 대해서도 문의하자 판매자는 “사람마다 (부작용이) 다르다”며 “부작용 방지를 위해 주사제와 경구제에 대한 케어제(놀바덱스 등)도 판매한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 측은 “온라인 사이트 등 모니터링을 통해 위반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고, 판매자 등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 등에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활개치는 스테로이드 유통망을 모두 단속하기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헬스트레이너가 직접 스테로이드를 유통시키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지난 1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불법 스테로이드를 제조 및 판매해 4억4000만원을 취한 헬스트레이너 두 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투약은 신체에 큰 부작용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몸을 더 보기 좋게, 강하게 만들려다가 오히려 몸을 망치게 된다는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심한 염증이 있을 때 일시적인 치료 목적으로 쓰기도 하지만, 길게 쓰거나 남용한다면 몸에 광범위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고지혈증, 당뇨병, 간 질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남성은 불임이 오거나 여성은 체모가 과도하게 많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 교수도 “불법 판매자들이 스테로이드의 케어제로 주로 판매하는 놀바덱스는 폐경 전 여성의 유방암을 치료하고, 재발을 예방해 주는 항호르몬 치료제”라며 “일반적인 약보다도 더욱 엄격하고 섬세한 관리에 의해 투약돼야 하는 전문약이기에 불법 유통을 하는 비전문가의 복용법 제시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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