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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넘어 백화점까지? 더 대범해지는 ‘짝퉁’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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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 도매 상가나 국내 남대문 수입 상가, 동대문 노란 천막 아래 모이던 가품 업자들이 백화점 유통까지 확장하는 등 대범한 행각을 보여 유통 관계자들도 각별하게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작은 규모의 팝업이 잦아지면서 유통도 새로운 콘텐츠를 찾으려 혈안이 돼 있다 보니 브랜드 점검이 허술한 점을 노리는 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알렉스컨설팅(대표 장재택)이 국내에 수입하고 엠케이앤피플(대표 정민경)에서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 가방 브랜드 ‘볼앤체인(ball&chain)’을 들 수 있다. 탄탄한 나일론 및 네오프렌 원단에 다양한 자수 도안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핫하게 떠오른 이 브랜드가 카피 상품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자수에 가볍고 활용도 높은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라,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알음알음 일본 여행시 꼭 사와야 할 쇼핑템으로 알려지고 있던 상황. 작년에는 쿠팡과 네이버쇼핑에 올라와 있는 카피 상품과 전면전을 펼쳐 쿠팡에서는 카피 상품을 전부 내린 상태지만 네이버쇼핑은 아직 다 걸러지지 않았다.



백화점·쇼핑몰 등 임대매장서 카피 상품 판매



 



심각함을 느낀 알렉스컨설팅은 작년부터 볼앤체인의 국내 상표권 등록을 준비해 올 3월 출원에 성공했다. 문제는 이후에도 벌어졌다. 국내에서 볼앤체인 상품의 가품을 생산해 판매하던 업자가 ‘볼앤체인’이라는 이름만 빼고 상품을 그대로 복제해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고 심지어 국내 대형 복합쇼핑몰과 3강 백화점 중 한 곳의 멀티숍에 팝업으로 입점까지 한 것.



 



쇼핑몰과 백화점 담당자들에게 곧바로 가품임을 알려 매장을 빼기는 했으나, 유통에서도 멀티숍이나 임대매장에 뭐가 들어오는지까지 일일이 관리할 수 없는 일이라 재발의 가능성도 높다. 하루에도 수 많은 브랜드가 생기는 시대에 신규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미비할 수도 있다.



 



해당 가품 업자는 최근 ‘A(가명)’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했는데, 브랜드명만 바꾸고 상품 사진은 볼앤체인의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 온라인은 현재 운영 중이지 않지만 백화점이나 쇼핑몰 숍인숍 등에 지속적으로 접촉 중으로 알려졌다.

한 패션 관계자는 “국내 생산자들의 손기술이 워낙 좋다 보니 상품 몇 개 패턴이나 디자인을 카피하는 것이 매우 수월하게 이뤄진다. 시그니처인 로고 타이프나 그래픽도 스캔 한 번이면 어렵지 않게 복제해 상품에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마땅한 대처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나 유통 관계자들이 새롭게 생기는 브랜드를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에 카피 상품인지 모르고 구매하거나 입점시키는 사례가 많다. 정부에서도 가품 판매를 없애려는 노력을 한다고 하지만, 적극적인 대처법을 마련하지는 않는다. ‘브랜드가 있는지 몰랐다’ ‘다들 팔길래 인기있는 상품인줄로만 알고 팔았다’는 식으로 변명하면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많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위에 예시로 든 브랜드 관계자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남대문이나 동대문 가품 판매자 단속에 직접 발품을 팔고 있었다. 가품 판매자들은 브랜드 담당자들의 지적에 모두 ‘몰랐다’ ‘몇 장 안 샀다’ ‘바로 내리겠다’고 상황을 무마하고는 담당자들이 돌아간 후 버젓이 다시 판매를 시작하곤 했다고 한다.



모르쇠 판매자 방치 … 관련 법규 마련 시급



 



피해 브랜드 담당자는 “브랜드가 주목을 받은 초기부터 가품은 있었다. 당시에는 인원이 적고 밀려오는 업무를 처리하는 데 바빠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가품 관련 법적 조치를 취할 비용도 부담이었다”며 “자체 법무팀이 없거나 인원 여력이 없이 갓 시작하는 브랜드들은 제대로 된 도움도 못 받고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도움에 대한 필요성을 짚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도 필요해 보인다. 얼마전 화제가 된 C커머스 ‘쉬인’의 팝업스토어에서는 초장부터 버젓이 카피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폴로랄프로렌’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키르시’ ‘베이비메탈클럽’ 등 국내 인기 브랜드의 카피도 눈에 띄었다. 현재는 관련 법규가 미미해 이들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정부로부터 공식 설립 허가를 받고 본격 활동 준비에 들어간 브랜드지식재산권보호협회(협회장 김훈도)의 활약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식재산권 침해 피해가 해외에서만, 혹은 패션 브랜드만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협회에서는 궁극적으로 한국 브랜드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브랜드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식재산권 보호’에 집중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필요한 활동을 검토하고 구체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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