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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매장으로"...유통가, 새해 키워드는 '공간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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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미래형 대형마트·복합쇼핑몰' 오픈
롯데그룹, '새로운 유형 대형마트'와 백화점 리뉴얼
현대백화점그룹, '리테일 테라피' 컨셉 복합몰 구현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그룹 등 국내 유통 빅3가 새해 성장 동력으로 ‘공간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치열한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경쟁에서 ‘현장’이라는 본연의 매력을 살려 신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매장들을 미래형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하는가 하면 ‘체험’을 내세운 다양한 이색 공간을 조성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작년 ‘미래형 대형마트’ 리뉴얼...올초에는 ‘스타필드 수원’ 오픈

신세계그룹은 일찍부터 공간 차별에 힘을 주었다. ‘오프라인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를 통한 공간 혁신에 있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이마트는 약 6개월간의 장기 리뉴얼 프로젝트를 마친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 연수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연면적 1만8512㎡(5600평) 규모의 이마트 연수점은 기존 1만2561㎡(3800평)였던 이마트 매장을 5289㎡(1600평)으로 압축하고 1만1570㎡(3500평) 규모의 더 타운몰을 조성해 즐거운 쇼핑 경험을 안겨줄 전문점과 테넌트(tenant)를 대거 유치했다.

이러한 구조적 혁신을 통해 이마트 연수점은 이마트 70%, 테넌트 30% 비중의 매장 구성에서 리뉴얼 후 이마트 30%, 테넌트 70%로 변화했다. 또 온라인 배송을 위한 PP센터를 500평 규모로 확대해 온·오프 옴니 쇼핑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했다.

연수점 그로서리 매장은 오프라인매장의 경쟁력인 ‘체험형’, ‘정보 제공형’ 매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압도적 규모에 다양성을 담은 ‘NEXT 그로서리’ 매장으로 진화했다. 계절과 상관없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도록 실내 스마트팜을 매장 안에 설치했고 수산 매장에는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손질해 판매하는 업그레이드된 ‘오더메이드(Order-made) 공간을 만들었다.

연수점은 반경 5km 핵심 상권 내 9세 미만 자녀를 둔 30~40대 가족 구성비가 높은 점을 반영해 F&B 25곳, 엔터테인먼트 3곳, 패션 22곳, 라이프스타일 14곳, 고객 편의시설 18곳 등 무려 82개에 달하는 테넌트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는 이마트타운 월계점 92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문화 공간으로도 발돋움하기 위해 1층에는 ‘랜더스 광장’을, 2층에는 트램펄린 테마파크 ‘바운스칠드런스파크’를 조성하기도 했다.

올초 신세계프라퍼티는 수원특례시 장안구 정자동에 ‘스타필드 수원’을 열었다. 지하 8층~지상 8층 규모로 연면적 약 10만평(33만1000㎡), 동시주차 가능대수 4500대에 달하는 복합쇼핑몰이다.

‘스타필드 수원’은 기존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단계 진화한 MZ세대를 겨냥한 특화매장을 대폭 강화한 2세대 스타필드다. ‘스테이필드(Stay Field)’라는 컨셉 아래 여유롭게 머무르면서(Stay) 먹고, 둘러보고, 체험하며 일상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공간(Field)을 지향한다.

스타필드 수원은 3040 밀레니얼 육아 가정과 1020 잘파세대 비중이 높은 수원 지역 특색을 적극 반영해 400여개의 매장 중 기존 스타필드에서 볼 수 없었던 최초 입점 매장을 30% 이상으로 구성했다.

핵심 고객층인 MZ세대들이 열광하는 성수, 홍대의 인기 핫플레이스를 대거 유치해 편집숍과 패션브랜드를 강화하고 열린 문화공간 ‘별마당 도서관’, 신세계가 만든 스타필드 최초의 올인클루시브 스포츠 클럽 ‘콩코드 피트니스 클럽’을 입점시킨 바 있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스타필드 수원’ 방문객 수는 오픈 열흘 새 84만명을 돌파하며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띄고 있다.

지역 동반성장 파트너로서 스타필드 수원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뛰어나다. 세수 확보 및 지역민 3000명 채용 등은 물론, 스타필드 수원 방문객이 골목 곳곳으로 유입되면서 화서역 인근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 스타필드 수원 반경 150m 내에 있는 화서역 먹거리촌의 경우 점포 총 50여곳의 매출이 스타필드 개장 후 최소 2배에서 많게는 4배 상승하기도 했단 후문이다.

롯데그룹 유통군, ‘그랑 그로서리’ 1호점 열어...롯데백화점 수원점 리뉴얼

롯데그룹 유통군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간 차별화’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28일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 은평점을 오픈했다. ‘웅장한 식료품 잡화점’을 뜻하는 브랜드명처럼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신선 및 즉석조리 식품을 중심으로 먹거리에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한 롯데마트의 차별화 매장이자 새로운 유형의 대형마트다.

롯데마트는 그랑 그로서리를 통해 대형마트 처음 식품과 비식품 매장의 비중을 9대 1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식품 매장은 롯데마트 최대 규모의 간편식과 즉석조리식 매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팜, 건식 숙성육 특화존, 건강 상품 특화존 등 차별화 콘텐츠로 꾸렸고, 비식품 매장은 대폭 축소해 생필품 중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만 엄선해 구성했다.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은 식료품 전문 매장으로 전환 후 롯데마트의 차세대 매장으로 자리매김하며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재단장 이후 지난 7일까지 6주간 실적을 살펴보면 이전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방문 고객 수는 약 15%, 매출은 약 10%가량 늘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초반 성과는 44m에 이르는 긴 공간을 간편식과 즉석조리식품으로 채운 ‘롱 델리 로드’가 주도했다.

롱 델리 로드는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를 시작으로 미국식 중화요리를 뷔페처럼 담아갈 수 있는 ‘요리하다 키친’과 대형마트식 오마카세를 표방하는 ‘요리하다 스시’, 마리네이드 생선 필렛과 시즈닝 스테이크 등 이색 간편 구이류를 한 곳에 모은 ‘요리하다 그릴’까지 다양한 코너로 구성됐다.

이전의 은평점에서는 보지 못했던 차별화된 즉석조리 식품과 간편식 상품은 주 고객층인 신혼부부와 3040세대의 적극적인 소비를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요리하다 키친을 중심으로 상품 구색을 2배 량 늘린 즉석조리 상품군의 매출은 재단장 이전과 비교해 60%나 늘었다. 지난 2020년부터 전문 셰프로 구성된 푸드이노베이션센터를 조직해 롯데마트만의 독자적인 상품 개발에 힘쓰는 한편 기존 상품의 레시피를 개선하며 꾸준히 맛과 품질을 높여온 점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

신선과 가공 매장은 트렌디한 식재료를 선호하는 상권 수요를 반영해 맞춤형 매장을 구현한 점이 고객의 지지를 얻었다. 친환경 농산물로 건강함을 더하고, 도심형 스마트팜으로 신선함을 배가한 농산은 40%, 대형마트 최초 건식 숙성육을 비롯해 마블나인 티본스테이크와 와규 중에서도 8등급 이상만을 선별한 MBS8+ 구이 등 프리미엄 육류 구색을 확대한 축산은 15%가량 매출이 늘었다.

또한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건강 상품 특화존 ‘베러 포 유(Better For you)’와 식물성 냉동식품을 판매하는 ‘제로미트존’ 등 특색 있는 특화존을 구성한 가공매장도 재단장 이전보다 우수한 실적을 달성 중이다.

롯데마트는 이번 그랑 그로서리의 성공적인 안착을 계기로 플래그십 매장 ‘제타플렉스’와 함께 롯데마트의 성장을 이끌 차세대 핵심 매장 유형으로 규정하고 주변 상권과 주 소비층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식료품 전문 매장이라는 차세대 성장 전략을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으로 확장해, 현지 리테일 시장을 선도함과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 부문의 경우 롯데백화점 수원점이 올 4월 리뉴얼 개장된다. 지난 2014년에 개점한 수원점은 백화점과 몰을 포함해 지하 1층부터 지상 8층까지 연면적 7만1000평, 영업면적 2만2000평 규모로 운영 중인 점포다.

수원점이 위치한 수원의 서쪽 상권은 최근 수원역의 GTX연결, 신분당선의 연장 호재와 함께 봉담 및 호매실 신도시 등 3기 신도시의 확대, 대기업 연구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구매력 있는 고객층이 대폭 늘고 있다. 또한 점포 주변으로는 대학가가 형성돼 있어 젊은 고객들의 수요도 크다.

이러한 수요에 따라 백화점과 쇼핑몰 각각의 강점을 특화하고 공간과 고객의 연결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 약 10년 만에 대규모 리뉴얼을 추진하게 됐다.

지난해 10월부터 리뉴얼을 시작한 쇼핑몰은 1020 세대를 타깃으로 영 컨텐츠 강화에 집중한다. 먼저 지난해 11월 16일 쇼핑몰의 1층과 2층에 유스 & 진컬쳐 상품군의 11개 브랜드를 선보였고 백화점에 위치했던 MLB, 캉골, 게스, 라이프워크 등 7개 매장을 쇼핑몰로 옮겨 재오픈, 와릿이즌, 코드그라피와 같은 MZ 세대의 인기 브랜드도 추가로 유치했다. 이달에는 상권 최대의 나이키와 뉴발란스 메가샵을 선보이며, 3월에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숍인숍 매장을 백화점 최초로 열 계획이다.

백화점은 프리미엄급 매장 확대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14일에 백화점 4~6층 아웃도어, 키즈, 남성패션 상품군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였다. 아웃도어의 경우 스노우피크, 시에라디자인, 아크테릭스 등 프리미엄 캠핑, 등산 용품 브랜드를 대폭 강화했다. 상권 내 2030 영패밀리 인구의 확대 추세를 반영해 뉴발란스키즈, 나이키키즈 등의 키즈메가샵도 수원상권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1층 주얼리, 3층 여성패션 브랜드 약 30개 브랜드를 리뉴얼 오픈했으며, 이달 중순에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를 대거 유치해 상권 최대의 골프 조닝도 조성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현재 럭셔리, 뷰티, 여성 등 패션 상품군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 중이며, 상권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푸드홀도 그랜드 오픈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다. 4월 말 리뉴얼이 완료되면 수원점은 지역 최대의 프리미엄 쇼핑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서울’ 연매출 1조원 돌파...명품 브랜드 입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서울’에서 ‘공간 혁신’을 실현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그룹이 뉴노멀 시대를 맞아 지난 2021년 2월 오픈한 곳으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가 구현됐다.

오프라인 리테일은 물건만 사서 나가는 목적형 소비 공간과 달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전체 영업 면적(8만9100㎡)의 절반을 실내 조경이나 고객 휴식 공간으로 꾸미고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천정 설계 등 기존에 없던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 같은 공간 차별은 젊은 고객들과 외국인을 끌어들였고 더현대 서울은 오픈 2년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K-컬처를 집대성한 전략도 주효했다. 지난해에만 더현대 서울에선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Y(8월), 블랙핑크(9월) 등 최정상 아이돌 그룹 관련 팝업스토어가 꾸준히 열렸다.

‘마뗑킴’, ‘시에(SIE)’ 등 2030 세대가 열광하는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1호 매장’을 잇따라 유치시키는 역쇼루밍 전략을 펼친 결과, 영패션 중심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신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오픈 첫해 19.1%에 달했던 식품 비중은 2022년 16.5%, 올해 13.2%으로 서서히 감소한 반면, 영패션은 2021년 6.2% → 2022년 10.3% → 올해 13.9%로 식품 비중을 앞질렀다.

이는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2021년 8만7854원이었던 더현대 서울 객단가는 2022년 9만3400원, 2023년 10만1904원으로 급증했다. 전년 대비 올해 객단가 신장률은 현대백화점 전점 평균(+1.1%)을 훌쩍 상회하는 9.1%에 달한다. 연평균 20%씩 성장해 온 해외명품 매출도 올해 전체 매출 중 25.6%를 차지하며 객단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더현대 서울은 K패션 생태계 확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오픈 당시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등 온라인 판매만 전개하던 브랜드를 업계 최초로 입점시킨 것을 비롯해 ‘미스치프’, ‘세터’, ‘드파운드’ 등 신진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이며 현재까지 200여개의 한국 토종 브랜드가 더현대 서울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 비통’ 여성 매장도 열었다. 루이 비통 여성 신규 매장이 오픈된 장소는 기존 샤넬, 셀린느, 로에베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진행되던 곳으로, 매장 안에서 12m 높이의 인공 폭포인 ‘워터폴 가든’을 조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장 외관도 다른 루이 비통 매장과는 차별화됐다. 일반적인 명품 매장이 1~3면의 파사드(외벽)가 설치되는 것과 달리, 더현대 서울 루이 비통 매장은 총 6면의 파사드로 구성된다. 매장 전체가 파사드로 둘러싸여 있는 형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현대 서울'을 세계적인 MZ 핫플레이스이자 럭셔리의 새 지평을 여는 공간으로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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